맹장수술 후기/병원밥/입원기간/수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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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선

맹장수술 후기/병원밥/입원기간/수술의 추억

지난 9월 새벽 배가 너무 아파서 체했나 싶어 화장실 들락날락 거린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아프니 토악질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6시간가량 지쳐서 잠들었다가 아파서 일어나고 화장실가서 토하고 응가누고 지쳐 잠들고

반복하다 나중에는 다리가 덜덜 떨릴 정도로 아파서 택시타고 응급실 갔습니다요.


채혈, 엑스레이, 소변 검사를 하고 의사샘이 와서 촉진하더니 맹장염이 의심된다는거에욧.

확실하게는 CT를 찍어봐야 안다길래 난생처음 왱왱 돌아가는 ct 혈관조영도 해봤습니다.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경험이에요. CT 혈관조영.. 으으읔 혈관에 조영제를 빠르게 투약하며 돌아가는 CT기계에 숨참고 들락날락 하는데

말초신경 쪽이랑 입에서 용가리 뿜는줄 알았어요. 뜨거워지더라고요 으흑


그리고 맹장염 초기로 확진되서 응급 수술을 받았지요.

배에 구멍 뚫어서 환부를 적게 하고 배꼽으로 잘라낸 염증덩어리를 빼낸다고 해요.

수술은 한시간 가량 했고 수술방 들어가서 팔 못움직이게 묶는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그후로 기억이 증발했어요.

궑....

봉봉씨 그만 주무세요 소리에 깼답니다.

전신마취라서 목에 인튜베이션(?) 꼈는데 그거 빼니까 목이 좀 아프고

입벌리고 하루종일 돌아다녀보신 분은 아실거에요 입안이 말라서 형용할 수 없이 까글하죠.

안타깝게도 진통제는 안놔주더라고요. 나이가 젊어서 그런가 진통제 맞을 필요 없다고 거절당함요 헐

무서워서 진통제에 의지할랬더니...


수술 당일에는 당연하게도 배가 아픕니다.

사람이 안아플 때는 모르는 우리 몸에 근육들이 얼마나 세세히 움직이고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었는지 속속들이 알게되죠.

네네 누워있는 자세만 살짝 바꿔도 배가 땡깁니다.

수액이 계속 들어가니 화장실 왔다갔다 하는데 일어났다 누웠다 하는게 고역이었어요.


그리고 심심찮게 들었던 수술 후 가스방출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의사선생님 왈 수술 후 방구가 꼭 필요하지 않다. 아예 안나오면 문제겠지만 방구가 안나와서 퇴원 못하진 않는다.

잘 먹고 소화 잘 되고 운동좀 하면 차후에 나오게 될거고 순서는 큰 의미가 없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입원기간은 2박 3일이었고.

이틀째부터 죽이 나와서 먹었는데 입맛없어서 별로 안먹었어요. 대신 둘째날부터는 배가 덜 땡겨서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당시 야구시즌이라 한화이글스 응원하면서 힘이 되었네요. 최강한화!

그리고 퇴원일이 되어 아침먹고 나니 방구가 슈슝 하고 나왔어요 ㅋㅋㅋ 이렇게 기쁜 방구소리는 처음이에요.


퇴원수속 잘 하고 집에 와서 의사샘이 알려주신대로 드레싱 잘 하고 물 안닿게 조심하고 잘먹고 지내다 일주일 후에 무사히 실밥을 뽑았어요.


여러분 평소와 다르게 아플 때는 일단 패턴을 잘 기억하시고 병원을 가시는걸 추천합니다.

저처럼 미련하게 버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