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비 고양이 두콩이 세번째 가족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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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둥-두콩-마루

하지마비 고양이 두콩이 세번째 가족이 되다.


두콩이는 척추를 다친 채로 발견되었고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합니다.
두콩이와는 2010년 장마철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빌라들이 밀집한 곳에 살았는데 바깥에서 아이들이 고양이가 죽어있다며 떠드는 소리가 들렸고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에 차마 저는 가보지 못하고 신랑이 내려가 보았어요.

전날 비가 많이 온 터라 온몸이 젖어 있었고 귀에도 흙탕물이 가득했어요. 신랑 말로는 발견당시 아이들이 그런건지 젖은 휴지가 덮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정컨데 머리맡에 사료그릇이 놓여져 있던걸로 봐서 보호자가 유기하거나 캣맘님이 놓아주신게 아닐까 하는 짐작이 들었습니다.
유기된거라는 의심은 우선 어미에게 버림받았던거라면 발에 굳은 살이 있거나 꼬리 혹은 움직이지 못하는 뒷다리가 끌려서 상처가 있어야 하는데 상처는 전혀 없이 깨끗해서 입니다.
누군가 유기를 한 것이든 자연도태되어 어미에게 버림받은 것이든 아무튼 다 사정이 있었던 거겠죠.

저는 사실 두콩이를 데려와서 건강회복하면 입양보내려고 했습니다. 이미 두마리의 성묘가 있었고 사정이 여의치 않았죠.
뒷다리를 못쓰는것 같아 병원 두곳을 옮기며 동네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분당쪽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척추가 부러져서 신경손상되어 이미 손쓸 수가 없는 상태였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조심스럽게 안락사를 권하셨죠.
아직 저희와 서먹한 상태의 아기손님을 그렇게 보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의 세번째 동거묘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끝도 없었어요. 두마리의 냐옹이에게 셋째를 적응시킬 새도 없이
건강회복, 피부병, 압박배뇨에 매진해야 했죠.

두콩이는 아침저녁으로 손으로 방광을 자극해서 배뇨해야 합니다.
두콩이가 아침에 배뇨하고 나면 고양이 네마리에게 간식을 줍니다.
그래서 두콩아 쉬하자~하고 화장실로 데려가면 나머지 세녀석이 슬금슬금 나와서 자리를 잡죠.
나름 저희 집 룰이 되었어요. 두콩이 쉬하면 맛있는 간식.

저희집에는 암컷 고양이 두마리, 수컷 고양이 두마리가 있는데 저랑 신랑은 아직도 가끔 말합니다.
두콩이 뒷다리가 정상이었다면 우리집을 호령하는 서열 1위가 되었을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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