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더 랍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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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

[스포주의] 더 랍스터

이상한 영화를 봤습니다.

감독은 극한의 상황설정을 놓고 관객에게 한번 당해봐라 하는듯 합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감독이 설정해놓은 영화속 세상은 규범 투성입니다.

솔로는 사냥당하고 커플로만 살아가야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출연진이 매우 화려합니다.

얼마 전에 킬링디어를 봤는데 콜린 패럴의 연기는 매우 고급스러웠네요.

요르고스 감독은 확실히 자기취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킬링 디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아무튼 랍스터로 돌아와서 한 여인이 차를 세우고 조랑말 한마리를 총으로 쏴 죽이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데이빗(콜린 패럴)은 아내의 요구로 원치 않은 이혼을 하게되어 호텔에 가게됩니다. 솔로가 되면서 모든걸 빼앗기고 그에게 남은건 역시 솔로탈출 못해서 개로 변하게 된 형뿐이었죠. 형이지만 개로 변해서 대화도 못합니다.

솔로를 위한 커플메이킹 호텔에서 45일 동안 지내면서 다른 솔로(동성 혹은 이성)와 커플이 되면 더 넓은 호텔룸으로 옮길 수 있고 비로소 사회로 돌아가 가정생활을 꾸립니다.

그리고 외톨이(스스로 커플되기를 포기한 자)를 사냥(마취총)해서 포획하면 호텔의 생활이 두당 1일씩 연장됩니다.

사냥도 못하고 주어진 45일이 끝나고도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지정한 동물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를 속여서 커플행세를 하다가 발각되면 원치않는 동물로 변하는 벌칙을 받게 됩니다.

이 얼마나 우스꽝 스러운 설정인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배우들이 화려해서일까요? 흥미롭더라고요. 이게 영화적 설정이지. 라는??


데이빗은 45일간 운명의 짝을 정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변하는 동물로 랍스터를 선택했습니다. 수명이 100년이나 되고 귀족처럼 푸른 피를 가졌으며 평생 짝짓기 하며 살 수 있어서라고 말했지만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일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에는 일정한 톤으로 시종일관 감정이 매우 억제된걸로 들립니다. 이유는 감정을 드러내게 되면 잃게되는 게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호텔에서 짝을 찾던 데이빗은 냉혈여인을 선택합니다. 그녀에게 접근해서 본인도 냉혈한처럼 행동해서 커플실로 이동하는데 냉혈여인이 형(개)를 죽입니다. 감정을 억제 못한 데이빗은 냉혈여인을 기절시켜서 동물로 변하는 방으로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호텔을 탈출해서 숲으로 가는데 숲속에는 외톨이들이 군집하여 살고 있습니다.

외톨이 집단에도 규율이 있습니다. 모여살기는 하지만 절대로 사랑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키스라도 했다간 면도칼로 입을 도려내버리거든요.


데이빗은 외톨이집단에서 만난 레이첼와이즈(극중 이름이 없;;;)와 사랑에 빠집니다.

이를 알게 된 외톨이 집단의 리더(레아 세이두)는 레이첼을 장님으로 만듭니다.

데이빗과 장님은 숲을 탈출해서 둘이서만 살기로 합니다. 그리고 한 레스토랑에서 데이빗은 자신의 눈을 칼로 찌르려고 합니다. 왜 장님이 되려고 하는지 이해는 안가지만 데이빗은 레이첼 와이즈처럼 장님이 되려고 칼로 자신의 눈을 찌르려고 합니다. 데이빗은 칼을 눈에 겨냥하고 주저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데이빗을 기다리는 레이첼의 모습에서 끝이 납니다.


데이빗이 자신의 눈을 찌르고 사랑을 증명하여 서로 재회하거나 장님 레이첼을 배신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다시 첫장면으로 돌아가보자면 숏커트 여인이 바로 냉혈한 여인이고 데이빗은 동물로 변하는 방에서 냉혈한 여인을 차마 변신시키지 못했으며

냉혈한 여인이 동물로 변한 데이빗을 찾아가 총으로 쏴죽여 복수하는것 같습니다.


데이빗과 눈먼여인이 재회를 했던 안했던 간에 둘은 동물로 변하게 되었던 것이죠.

첫 장면에서 총에 맞아 쓰러진 조랑말을 향해 다가오는 조랑말이 있는데 그가 아마 눈먼 여인 같습니다.